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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진: Beyond the Black: 옻칠의 고요한 서사
작가 : 신수진 (Su Jin Shin) | |||
분류 : 개인전 | 장르 : 공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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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 2025.05.21 ~ 2025.05.27 |
전시 개요
옻에 담긴 인고의 시간
최서원 /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옻칠은 여러 기물에 쓰이며 제품의 보호와 장식적 목적으로 두루 사용되고 있으며, 자연 친화적인 소재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옻칠을 적용한 예술 작품은 고유한 아름다움이 높이 평가된다. 옻은 옻나무에서 나오는 진으로, 처음 생성될 때는 회색을 띠지만 건조되면 검붉은색을 보이며 한층 밀도 있는 빛깔로 변한다. 예술에서의 옻칠은 단순히 칠을 하는 물리적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옻을 다루는 주체가 끈기와 인내를 거쳐 만들어지는 결과는 작가 스스로 임하는 정신적 수행이며, 수행을 이루는 과정에서 진정한 의미가 있다. 신수진 작가는 옻을 소재로 다양한 작품을 제작하면서 작품에 담긴 노동의 결실과 참된 시간의 흐름을 반영한다. 작가는 입체와 회화의 경계를 자유롭게 제시하고 장르의 제한 없이 변화무쌍한 예술을 구현한다. 작품은 완성된 이후로도 지속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고 자연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환경과 예술을 아우른 내적 가치를 지닌다.
옻은 전통 소재로써 오늘날 빠르게 변천하는 가공 물질과 비교할 수 없는 고전적 특징이 있으며, 원초적 자연스러움을 선사한다. 이러한 옻은 천연 원료인 만큼 작업하는 과정 또한 결코 간단하지 않다. 밑 작업을 여러 차례 진행하고, 칠한 뒤 사포로 다듬는 일을 반복해야만 비로소 완성 상태에 접어들 수 있다. 작가는 옻칠로 이루어지는 밀도와 표면의 질감을 다각도로 고려한다. 옻칠의 어두운 색조는 시공간이 공존하는 확장된 세계를 연출하며, 옻뿐만 아니라 토분, 천, 숯 등 복합적인 재료의 조화는 견고한 내구성과 다채로운 표면을 만들어낸다. 작품은 독특한 질감을 형성하면서 마치 손끝으로 느끼고 접촉하고 싶은 공감각적 심상을 자극한다. 더불어 차근차근 이어지는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정신이 담겨 있다. 현대인은 격변하는 시대에서 무엇이든 쉽게 관심을 두고 금세 또 다른 것으로 시선을 돌리곤 한다. 동시다발적으로 단기간 소비되는 대상은 세간의 주목을 끌 만한 파격을 유지하지 못하면 눈 깜짝할 새 소외되고 만다. 작가는 이러한 사회의 급진적인 속도에 발맞추기보다는 완급을 조절하여 사소한 단계도 놓치지 않고 작업하고자 한다. 작가의 예술성은 빠르지 않은 천천한 속도로 이루어지면서 온전한 가치를 찾는 것으로부터 나타난다. 작품은 옛것 특유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옻의 고전미와 작가가 재해석한 현대적 구성이 어우러지면서 우아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작업을 진행하면서 누적되는 층은 작가의 정성과 시간이 함축된 내적 가치를 지닌다.
작품은 전통과 현대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오가는 발전적 양상을 보이며, 작가 스스로 인고의 시간을 겪어 얻어낸 노력의 산물이다. 작업은 작가에게 단계적으로 나아갈 계기를 마련하며 층층이 덮이고 쌓이는 레이어는 삶의 철학과 진정성을 일깨운다. 작품은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관계와 시간, 존재에 대해 통찰할 수 있는 가치를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재료의 물성을 감각적으로 다루고 작가만의 방식으로 조직하는 과정은 과거를 기계적으로 모방하는 것이 아닌 지금의 시점으로 작품을 새롭게 마주할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다. 작가는 내포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취지를 예술로 승화함으로써 관객에게 보이는 것 이상의 의미를 고찰하게 한다. 이러한 사유는 조형 요소를 재구성하는 물리적 실천 너머 자신이 헤아린 바를 관객과 공유할 교류의 발판이 된다. 작품은 현대 예술이 경계의 구분 없이 다양한 여지를 갖추고 있음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독보적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유구한 역사로 이어져 오는 옻이 선사하는 가치를 생각해 보고 물질의 특성과 내적인 의미를 아울러 사유해 보기를 바란다.
작가 노트
나의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조형과 옻칠의 깊이감 그리고 질감이다. 옻칠이 만들어내는 어둡고 깊이 있는 색감은 무한한 공간성을 암시하며, 시공간을 초월한 감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천과 한지, 숯의 질감과 자연스러운 흐름은 따뜻하면서도 단단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러한 재료들이 결합되며 형성되는 화면은 단순한 시각적 효과를 넘어, 손으로 만지고 체험하고 싶은 촉각적 요소를 지닌다. 특히, 옻은 단순한 오브제가 아니라 기억과 시간을 품고 있는 존재다. 한때 보호와 기능을 수행했던 물질이 시간이 흐르며 변형되고, 새로운 형태로 재탄생하는 과정은 마치 인간의 삶과도 닮아 있다. 나는 이러한 변화를 통해 인간의 관계, 시간의 흐름,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고자 한다.나의 창작 과정은 단순히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구축해 나가는 과정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 옻칠이 겹겹이 쌓이며 형태를 완성해가는 과정, 재료가 스스로의 본질을 드러내는 시간, 그리고 노동의 반복 속에서 발견되는 미묘한 변화들—이 모든 요소들은 나에게 있어 작업의 핵심이다. 나는 이 과정 속에서 예술이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하나의 수행적 행위이자 삶의 태도임을 실감한다.
현대 미술은 점점 더 빠르게 소비되는 이미지와 즉각적인 시각적 충격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느림의 가치에 주목하고자 한다. 옻이라는 전통적 재료를 현대적 조형 언어로 재해석하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의 맥락에서 그 의미를 다시 발견하는 행위다. 나는 작품을 통해 물성과 감각의 깊이를 탐구하고, 전통과 현대, 자연과 인간,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흐리는 작업을 이어가고자 한다. 결국, 나의 작업은 한층 한층 쌓이는 과정 속에서 완성된다. 그리고 그 층위 속에 담긴 시간과 흔적이 관객에게도 전달되기를 바란다. 내가 만들어내는 화면이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경험하고 감각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그리고 그것이 보는 이들에게 깊은 사색과 감응을 불러일으키기를 희망한다.
최서원 /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옻칠은 여러 기물에 쓰이며 제품의 보호와 장식적 목적으로 두루 사용되고 있으며, 자연 친화적인 소재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옻칠을 적용한 예술 작품은 고유한 아름다움이 높이 평가된다. 옻은 옻나무에서 나오는 진으로, 처음 생성될 때는 회색을 띠지만 건조되면 검붉은색을 보이며 한층 밀도 있는 빛깔로 변한다. 예술에서의 옻칠은 단순히 칠을 하는 물리적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옻을 다루는 주체가 끈기와 인내를 거쳐 만들어지는 결과는 작가 스스로 임하는 정신적 수행이며, 수행을 이루는 과정에서 진정한 의미가 있다. 신수진 작가는 옻을 소재로 다양한 작품을 제작하면서 작품에 담긴 노동의 결실과 참된 시간의 흐름을 반영한다. 작가는 입체와 회화의 경계를 자유롭게 제시하고 장르의 제한 없이 변화무쌍한 예술을 구현한다. 작품은 완성된 이후로도 지속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고 자연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환경과 예술을 아우른 내적 가치를 지닌다.
옻은 전통 소재로써 오늘날 빠르게 변천하는 가공 물질과 비교할 수 없는 고전적 특징이 있으며, 원초적 자연스러움을 선사한다. 이러한 옻은 천연 원료인 만큼 작업하는 과정 또한 결코 간단하지 않다. 밑 작업을 여러 차례 진행하고, 칠한 뒤 사포로 다듬는 일을 반복해야만 비로소 완성 상태에 접어들 수 있다. 작가는 옻칠로 이루어지는 밀도와 표면의 질감을 다각도로 고려한다. 옻칠의 어두운 색조는 시공간이 공존하는 확장된 세계를 연출하며, 옻뿐만 아니라 토분, 천, 숯 등 복합적인 재료의 조화는 견고한 내구성과 다채로운 표면을 만들어낸다. 작품은 독특한 질감을 형성하면서 마치 손끝으로 느끼고 접촉하고 싶은 공감각적 심상을 자극한다. 더불어 차근차근 이어지는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정신이 담겨 있다. 현대인은 격변하는 시대에서 무엇이든 쉽게 관심을 두고 금세 또 다른 것으로 시선을 돌리곤 한다. 동시다발적으로 단기간 소비되는 대상은 세간의 주목을 끌 만한 파격을 유지하지 못하면 눈 깜짝할 새 소외되고 만다. 작가는 이러한 사회의 급진적인 속도에 발맞추기보다는 완급을 조절하여 사소한 단계도 놓치지 않고 작업하고자 한다. 작가의 예술성은 빠르지 않은 천천한 속도로 이루어지면서 온전한 가치를 찾는 것으로부터 나타난다. 작품은 옛것 특유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옻의 고전미와 작가가 재해석한 현대적 구성이 어우러지면서 우아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작업을 진행하면서 누적되는 층은 작가의 정성과 시간이 함축된 내적 가치를 지닌다.
작품은 전통과 현대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오가는 발전적 양상을 보이며, 작가 스스로 인고의 시간을 겪어 얻어낸 노력의 산물이다. 작업은 작가에게 단계적으로 나아갈 계기를 마련하며 층층이 덮이고 쌓이는 레이어는 삶의 철학과 진정성을 일깨운다. 작품은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관계와 시간, 존재에 대해 통찰할 수 있는 가치를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재료의 물성을 감각적으로 다루고 작가만의 방식으로 조직하는 과정은 과거를 기계적으로 모방하는 것이 아닌 지금의 시점으로 작품을 새롭게 마주할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다. 작가는 내포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취지를 예술로 승화함으로써 관객에게 보이는 것 이상의 의미를 고찰하게 한다. 이러한 사유는 조형 요소를 재구성하는 물리적 실천 너머 자신이 헤아린 바를 관객과 공유할 교류의 발판이 된다. 작품은 현대 예술이 경계의 구분 없이 다양한 여지를 갖추고 있음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독보적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유구한 역사로 이어져 오는 옻이 선사하는 가치를 생각해 보고 물질의 특성과 내적인 의미를 아울러 사유해 보기를 바란다.
작가 노트
나의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조형과 옻칠의 깊이감 그리고 질감이다. 옻칠이 만들어내는 어둡고 깊이 있는 색감은 무한한 공간성을 암시하며, 시공간을 초월한 감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천과 한지, 숯의 질감과 자연스러운 흐름은 따뜻하면서도 단단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러한 재료들이 결합되며 형성되는 화면은 단순한 시각적 효과를 넘어, 손으로 만지고 체험하고 싶은 촉각적 요소를 지닌다. 특히, 옻은 단순한 오브제가 아니라 기억과 시간을 품고 있는 존재다. 한때 보호와 기능을 수행했던 물질이 시간이 흐르며 변형되고, 새로운 형태로 재탄생하는 과정은 마치 인간의 삶과도 닮아 있다. 나는 이러한 변화를 통해 인간의 관계, 시간의 흐름,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고자 한다.나의 창작 과정은 단순히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구축해 나가는 과정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 옻칠이 겹겹이 쌓이며 형태를 완성해가는 과정, 재료가 스스로의 본질을 드러내는 시간, 그리고 노동의 반복 속에서 발견되는 미묘한 변화들—이 모든 요소들은 나에게 있어 작업의 핵심이다. 나는 이 과정 속에서 예술이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하나의 수행적 행위이자 삶의 태도임을 실감한다.
현대 미술은 점점 더 빠르게 소비되는 이미지와 즉각적인 시각적 충격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느림의 가치에 주목하고자 한다. 옻이라는 전통적 재료를 현대적 조형 언어로 재해석하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의 맥락에서 그 의미를 다시 발견하는 행위다. 나는 작품을 통해 물성과 감각의 깊이를 탐구하고, 전통과 현대, 자연과 인간,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흐리는 작업을 이어가고자 한다. 결국, 나의 작업은 한층 한층 쌓이는 과정 속에서 완성된다. 그리고 그 층위 속에 담긴 시간과 흔적이 관객에게도 전달되기를 바란다. 내가 만들어내는 화면이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경험하고 감각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그리고 그것이 보는 이들에게 깊은 사색과 감응을 불러일으키기를 희망한다.
전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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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눈물 (Tears of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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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산수 (Black Landsc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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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 (深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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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 (夢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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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대립과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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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갈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