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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기전 개인전: 세포들의 기억(AFTERIMAGE)
작가 : 문기전 (Moon Ki Jeon) | |||
분류 : 개인전 | 장르 : 서양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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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 2025.05.09 ~ 2025.05.25 |
전시 개요
문기전의 작업은 나는 무엇(누구)이며, 왜,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가?라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근원에 대한 사유를 바탕으로 인간의 감각과 인식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해왔다. 존재의 기원과 죽음에 대한 사유는 우리를 종종 공포와 경외로 이끈다. 문기전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주 어릴 적부터 막연히 세상의 그 어느 누구와도 닿지 않는 깊은 어둠 속에 남겨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곤 했던 작가는 나는 왜 이렇게 감각하고, 의식하며, 소통하는가?에 대하여 끊임없이 질문하며, 그 과정을 이해하기 위하여 우리가 외부로부터 받는 자극을 감각하고 인식하고 인지하여 저장(기억)하는 과정을 시각화 하는 작업에서 시작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그리는데에 집중해 왔다.
<세포들의 기억>은 문기전 작가가 2021년 이래로 집중해서 작업해 온 ‘빛의 잔상 – 눈을 감으면 보이는 것들’ 연작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빛의 잔상’ 연작은 작가가 말 그대로, 우리가 눈을 감았을 때 머릿속에 남아 있는 아른 거리는 빛들을 보이는 대로 그려내기 위한 시도에서 시작했다. 눈을 감았을 때 눈 앞에 남아있는 아른거리는 빛은, 우리의 방금 전 우리가 본 빛의 흔적이다. 그런데 사실 생각해보면, 우리가 눈을 감았을 때, 우리의 머릿속에는 시각적으로 자극을 인식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머릿속에 그릴 수 있는 이미지(그림)들이 있다. ‘이미지’라는 것은 우리가 눈으로 보는 시각적인 것인데, 우리가 머릿속에 그려내는 이미지들은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것들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분명히 머릿속에서 어떤 이미지를, 그림을 그려낼 수 있다. 그리고 내 머릿속에 그려지는 이미지들은 분명히 예전에 보았던 무엇인가가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것들이다. 눈으로 본 것, 시각적으로 입력된 정보가 저장되어 있다가 어떤 이유에서 다시 머릿속에서 떠올려진 것들, 이것이 기억이고, 잔상이다. 그리고 문기전은 이 잔상들을 머릿속에서 끄집어 내어 그림으로 그려서, 다시 눈에 보이게 만든다. 내 눈 뒤에 있어서 내 눈으로 볼 수 없던 것들을 다시 내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들었다. 눈을 뜨고 있으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을 감으니 보였고, 눈을 감았을 때 보였던 것들을 눈을 뜨고 그려서 다시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든 풍경들이, 세포들이 기억하고 있는 풍경들이 작가의 눈 앞에, 그리고 우리의 눈 앞에 펼쳐진다. 어떤 것이 진짜 실재하는 풍경이고, 어떤 것이 머릿속의 풍경인 것일까.
이번 전시에서 문기전 작가는 지난 해 한 달 동안 레지던스 생활을 했던 제주의 풍경의 잔상을 그려냈다. 제주의 자연은 작가에게 강렬한 자극을 주었다. 그가 받은 자극은 비단 시각적 자극만은 아니었다. 세계 어디에서도 유래를 볼 수 없는 독특한 생태계를 가지고 있는 곶자왈의 숲은 그에게 초록 물결 속에 아른거리는 빛이라는 시각적 자극 뿐만 아니라, 태어나서 처음 보는 식물들이 어우러지며 만들어내는 특별한 냄새, 물과 바람이 많은 제주의, 제주에서도 또 더 특별한 곶자왈의 환경이 만들어 내는 습기를 머금은 공기와 바람의 감촉, 소리 등 작가가 온몸으로 감각하고 인식하고 인지하여 저장된 곶자왈은 작가의 머릿속에서 또 다른 오감각적 기억들과 어우러지며 신비로운 풍경으로 재탄생했다. 문기전이 온몸으로 감각하고 돌아와, 눈을 감고 머릿속으로 보면서 다시 그려낸 곶자왈의 풍경은, 곶자왈을 다녀 온 이들에게는 자신들이 경험했던 곶자왈의 기억을 소환하며 또 다른 잔상들이 함께 하게 해 줄 것이고, 곶자왈을 가 보지 못한 이들은 이와 비슷하다고 판단되는 경험들을 소환하며 곶자왈의 풍경을 감각해보려 애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분명히 눈으로 그림을 보고 있는데, 눈으로 보며 시각적으로 감각하는 것 말고 다른 감각들이 꿈틀거린다.
내가 왜 태어났는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어디로 갈 것이고 어떻게 끝날 지는 잘 모르겠지만, 온 몸으로 받아들이는 자극들을 잘 감각하고, 인지하고, 인식하고,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에는 잘 꺼내어 쓸 수 있는, 아직은 우리의 과학기술로는 알 수 없는 어떤 이유로 유실되거나 추가되어 변형되고 때로는 왜곡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름의 노력과 의지로 생성되고 축적된 기억들이 이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고 있는 나를 만들고 발전시켜서 꽤 잘 살아내다가 주어진 시간이 끝나는 그 순간에 잘 떠날 수 있지 않을까. 문기전이 그려낸,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이게 만든 그의 빛의 잔상들이 나의 삶에, 나라는 존재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또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내 의지대로 모든 것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전혀 통제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 자극의 감각과 인지, 인식, 그리고 저장. 자극을 감각하면서 내 몸의 세포들에게 입력된 기억들은 그렇게 나를 형성하고, 나를 존재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 감각의 기억들을 바탕으로 나는 다른이들과 소통하며 함께 살아간다. 문기전이 그려내는 <세포들의 기억AFTERIMAGE>이, 곶자왈의 잔상이, 용눈이 오름의 억새와 바람의 잔상이, 제주 대숲의 잔상이,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의 이미지를 더욱 강열하게 만들어주는 제주 바람의 잔상이, 나의 존재를 자극한다. 생각과 실재가, 상상과 현실이 묘하게 공존하는 문기전의 잔상에서 나는 건강한 삶을, 자연스러운 삶과 죽음을 보고 느낀다. 확실하지 않은 듯 하지만 확실한, 확실한 듯 하지만 불확실한 우리의 존재가, 특별하고도 소중하다. 그렇게 세상이 감각되고, 살아가진다. 그러니까, 나는 감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제주 곶자왈의 잔상을 표현한 500호 대작 한 점과, 용눈이 오름의 억새의 잔상을 표현한 100호 두 점, 제주의 대숲을 표현한 30호 두 점 등 제주 풍경을 주로 한 20여 점의 특별한 잔상 작품들을 선보인다.
<세포들의 기억>은 문기전 작가가 2021년 이래로 집중해서 작업해 온 ‘빛의 잔상 – 눈을 감으면 보이는 것들’ 연작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빛의 잔상’ 연작은 작가가 말 그대로, 우리가 눈을 감았을 때 머릿속에 남아 있는 아른 거리는 빛들을 보이는 대로 그려내기 위한 시도에서 시작했다. 눈을 감았을 때 눈 앞에 남아있는 아른거리는 빛은, 우리의 방금 전 우리가 본 빛의 흔적이다. 그런데 사실 생각해보면, 우리가 눈을 감았을 때, 우리의 머릿속에는 시각적으로 자극을 인식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머릿속에 그릴 수 있는 이미지(그림)들이 있다. ‘이미지’라는 것은 우리가 눈으로 보는 시각적인 것인데, 우리가 머릿속에 그려내는 이미지들은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것들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분명히 머릿속에서 어떤 이미지를, 그림을 그려낼 수 있다. 그리고 내 머릿속에 그려지는 이미지들은 분명히 예전에 보았던 무엇인가가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것들이다. 눈으로 본 것, 시각적으로 입력된 정보가 저장되어 있다가 어떤 이유에서 다시 머릿속에서 떠올려진 것들, 이것이 기억이고, 잔상이다. 그리고 문기전은 이 잔상들을 머릿속에서 끄집어 내어 그림으로 그려서, 다시 눈에 보이게 만든다. 내 눈 뒤에 있어서 내 눈으로 볼 수 없던 것들을 다시 내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들었다. 눈을 뜨고 있으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을 감으니 보였고, 눈을 감았을 때 보였던 것들을 눈을 뜨고 그려서 다시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든 풍경들이, 세포들이 기억하고 있는 풍경들이 작가의 눈 앞에, 그리고 우리의 눈 앞에 펼쳐진다. 어떤 것이 진짜 실재하는 풍경이고, 어떤 것이 머릿속의 풍경인 것일까.
이번 전시에서 문기전 작가는 지난 해 한 달 동안 레지던스 생활을 했던 제주의 풍경의 잔상을 그려냈다. 제주의 자연은 작가에게 강렬한 자극을 주었다. 그가 받은 자극은 비단 시각적 자극만은 아니었다. 세계 어디에서도 유래를 볼 수 없는 독특한 생태계를 가지고 있는 곶자왈의 숲은 그에게 초록 물결 속에 아른거리는 빛이라는 시각적 자극 뿐만 아니라, 태어나서 처음 보는 식물들이 어우러지며 만들어내는 특별한 냄새, 물과 바람이 많은 제주의, 제주에서도 또 더 특별한 곶자왈의 환경이 만들어 내는 습기를 머금은 공기와 바람의 감촉, 소리 등 작가가 온몸으로 감각하고 인식하고 인지하여 저장된 곶자왈은 작가의 머릿속에서 또 다른 오감각적 기억들과 어우러지며 신비로운 풍경으로 재탄생했다. 문기전이 온몸으로 감각하고 돌아와, 눈을 감고 머릿속으로 보면서 다시 그려낸 곶자왈의 풍경은, 곶자왈을 다녀 온 이들에게는 자신들이 경험했던 곶자왈의 기억을 소환하며 또 다른 잔상들이 함께 하게 해 줄 것이고, 곶자왈을 가 보지 못한 이들은 이와 비슷하다고 판단되는 경험들을 소환하며 곶자왈의 풍경을 감각해보려 애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분명히 눈으로 그림을 보고 있는데, 눈으로 보며 시각적으로 감각하는 것 말고 다른 감각들이 꿈틀거린다.
내가 왜 태어났는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어디로 갈 것이고 어떻게 끝날 지는 잘 모르겠지만, 온 몸으로 받아들이는 자극들을 잘 감각하고, 인지하고, 인식하고,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에는 잘 꺼내어 쓸 수 있는, 아직은 우리의 과학기술로는 알 수 없는 어떤 이유로 유실되거나 추가되어 변형되고 때로는 왜곡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름의 노력과 의지로 생성되고 축적된 기억들이 이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고 있는 나를 만들고 발전시켜서 꽤 잘 살아내다가 주어진 시간이 끝나는 그 순간에 잘 떠날 수 있지 않을까. 문기전이 그려낸,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이게 만든 그의 빛의 잔상들이 나의 삶에, 나라는 존재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또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내 의지대로 모든 것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전혀 통제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 자극의 감각과 인지, 인식, 그리고 저장. 자극을 감각하면서 내 몸의 세포들에게 입력된 기억들은 그렇게 나를 형성하고, 나를 존재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 감각의 기억들을 바탕으로 나는 다른이들과 소통하며 함께 살아간다. 문기전이 그려내는 <세포들의 기억AFTERIMAGE>이, 곶자왈의 잔상이, 용눈이 오름의 억새와 바람의 잔상이, 제주 대숲의 잔상이,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의 이미지를 더욱 강열하게 만들어주는 제주 바람의 잔상이, 나의 존재를 자극한다. 생각과 실재가, 상상과 현실이 묘하게 공존하는 문기전의 잔상에서 나는 건강한 삶을, 자연스러운 삶과 죽음을 보고 느낀다. 확실하지 않은 듯 하지만 확실한, 확실한 듯 하지만 불확실한 우리의 존재가, 특별하고도 소중하다. 그렇게 세상이 감각되고, 살아가진다. 그러니까, 나는 감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제주 곶자왈의 잔상을 표현한 500호 대작 한 점과, 용눈이 오름의 억새의 잔상을 표현한 100호 두 점, 제주의 대숲을 표현한 30호 두 점 등 제주 풍경을 주로 한 20여 점의 특별한 잔상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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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들의 기억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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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바람은 아직도...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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