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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MESIS SE 22_차규선: 점근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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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차규선 (Kyusun Cha)
분류 : 개인전 장르 : 서양화
전시기간 : 2025.09.24 ~ 2025.12.07

전시 개요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에서는 차규선의 개인전 「점근자연 Nearer the fountain」을 개최한다. 차규선은 캔버스에 흙이나 물감 등으로 안료 막을 덮고, 그 표면을 긋거나 긁거나 씻어 내는 <분청회화> 기법으로 풍경을 그린다. 그가 흙 위에 그리는 심상 풍경은 작가가 내면화 한 풍경을 시((詩)를 쓰듯 간결한 선으로 꺼내 놓는 산수화다. 이번 전시는 차규선이 30여 년간 작품에 정진하면서 자기 내면에 생겨난 <시>를 회화에 포착하여 평면으로 구축해 온 차규선만의 시적 세계를 조명해 볼 기회가 될 것이다.

전시 제목인 <점근자연 Nearer the fountain>은 차규선이 회화 작업을 통해 닿고자 하는 근본적인 것, 즉 자연과 그것에 도달하려 온 힘을 다하는 자기 의지를 담는다. 중국 동진 시대의 명장 환온(桓溫)과 문인 맹가(孟嘉)가 예술의 본질을 논하며 예술은 점점 자연에 가까울수록 그 본질에 다가선다고 한 고사에서 연유하는 <점근자연(漸近自然)>은, 회화를 통해 자연이라는 궁극적 원형에 도달하고자 하는 차규선의 근본적 태도에 맞닿아 있다. 의 <샘fountain>은 오랫동안 예술로 추구하여 근원이 된 자연을 샘∙물로 대치하며, 작가가 목적지로 삼아 가까이 다가가려 하지만 결코 닿을 수 없는 지점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는 그 누구도 도달했다고 말할 수 없는 이상(理想)으로서의 자연을 담고자 하는, 한 예술가의 멈추지 않는 여정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차규선의 <분청회화>는 캔버스에 흙을 바르고 그 위에 흰색 물감을 덮은 뒤, 채 마르기 전에 긁어내어 분청사기를 회화적으로 변용∙확장한 화법이다. 작가는 흰색 물감의 면이 마르기 전, 화면의 전체 구성을 미리 떠올린 뒤 한 번에 그려 내며, 작업이 시작되면 중도에 멈추지 않고 몰입하면서 몇 시간 만에 완성해야만 한다. 이 몰입의 순간 긋는 획 하나하나는 사의(寫意)를 담아 (자신을 포함한) 만물에 내재한 본질로서의 자연을 표상하며, 이는 문인화적 특성을 띈다. 한 획으로 그어진 선은 나무 한 그루가 되고 곧이어 산세로 이어지는데, 전통 수묵화와 닮은 듯하나 닮지 않았다. 차규선의 선묘는 전통 산수에서 먹의 농담과 필법으로 사의(寫意)를 담은 풍경을 그려내는 방식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긁혀 나간 자리 아래로 드러난 캔버스 면과 그 옆에 뭉쳐진 물감의 물질성을 지닌다. 이는 감상자에게 그림 속과 바깥 사이를 오가게 하는 입체적 감각으로 와닿는다.

작가가 오랜 시간 탐구해 온 화법은 단색조를 기반으로 하기에, 그 재료가 변주되는 과정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초기의 풍경들은 빠른 필획과 뿌리기로 거칠게 휘몰아치는 숲의 바람을 담아냈다가도, 하얀 물감을 물로 뭉근하게 씻어 내어 안개 낀 듯 몽환적인 설경을 그리기도 하는 등 격정적이고 변화무쌍한 양상을 보여 준다.(「풍경」, 2008년 등) 작품은 작가의 심경을 솔직히 담아내는 기록으로도 보인다. 평생 살아 익숙한 지역을 떠나 제주라는 생소한 환경에 머무르며 썼던 일기는 캔버스 위에서 글씨로 표현되기도 하였다.(「제주일기」, 2011년 등) 작가는 일상에서 발견한 자연의 아름다움과 세속의 추함을 마주하며 그것에 반응하는 자기 내면에 집중하여 그림으로 담거나 가끔 일기나 편지의 한 구절처럼 제목을 짓기도 한다. 세상에 염증을 느끼며 그린 작품의 제목을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지 말자>로 지어 시인인 친우에게 보내자 그 화답으로 온 말을 제목으로 삼은 「그래도 볼 수 있을 때 봅시다」(2025)는 자신의 그림을 다시 새롭게 바라보게 된 (의도치 않은) 경험이 담겨 있다. 일상에서 나눈 대화가 작품을 그려 낸 과정과 겹치며, 삶 속에 작품을, 작품 속에 삶을 중첩시키는 작가의 모습 역시 그곳에 비친다.

차규선은 흙을 칠하고 하얀 분을 발라 매일의 시(詩)를 그린다. 손가락을 들어 흙바닥에 선을 긋는 인간의 그리기 본능이 지금까지도 새롭게 감각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 형다미/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선임 큐레이터
* ‘MIMESIS SE’는 ‘MIMESIS Solo Exhibition’의 약자로,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에서 열리는 22번째 개인전임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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